요약부터. 구글 앱 캠페인 예산을 한 번에 크게 (34%, 그리고 69%) 줄였더니 캠페인 학습이 리셋되어 하루 2,000원 예산에서 45원만 집행되는 상태로 무너졌다. 구글 공식 가이드가 안내하는 안전 변경 폭은 10-20%다. 지금 내 규칙은 셋이다. 감액은 밴드 안에서 한 스텝씩, 판단은 기간 평균이 아니라 일별 추이로, 규칙은 코드에 박아둔다.
내 앱 중에 일본어 시험 준비용 앱이 있다. 구글 앱 캠페인 (UAC) 으로 설치 광고를 돌리고 있었는데, 지출 대비 수익이 안 나와서 예산을 줄이기로 했다. 여기까지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문제는 줄이는 방법이었다.
8월 초에 한 번에 34%를 줄였다. 열흘 뒤에 또 한 번에 69%를 줄였다. 그 뒤로 캠페인이 어떻게 됐냐면, 하루 예산 2,000원짜리 캠페인이 하루에 45원을 쓰는 상태가 됐다. 예산이 남는데도 구글이 광고를 거의 내보내지 않는 상태. 캠페인이 사실상 죽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구글 앱 캠페인에는 학습 단계라는 게 있다. 캠페인을 만들거나 크게 바꾸면, 구글의 입찰 모델이 "이 앱을 누구에게 보여줘야 전환이 나는지"를 다시 학습한다. 학습 중에는 성과가 널뛰고, 학습이 끝나야 안정된다.
그리고 구글 문서에 명시된 규칙이 하나 있다. 예산이나 목표 입찰가를 크게 바꾸면 학습이 리셋된다. 통상 안전한 변경 폭으로 안내되는 게 10-20% 수준이다. 나는 그걸 알고도 "빨리 줄이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했고, 34%와 69%는 그 밴드를 한참 벗어난 변경이었다.
학습이 리셋된 캠페인은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데, 하루 몇천 원짜리 예산으로는 학습에 필요한 전환 데이터가 모이지 않는다. 그래서 모델이 확신을 못 갖고, 확신이 없으니 입찰을 안 하고, 입찰을 안 하니 데이터가 더 안 모이는 악순환. 하루 45원은 그 악순환의 바닥이었다.
아낀 돈보다 복구 비용이 컸다
여기가 제일 아픈 계산이다. 급하게 줄여서 아낀 광고비는 며칠치 몇천 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무너진 캠페인을 다시 세우려면 사실상 재학습을 시켜야 하고, 그 학습 기간의 지출은 성과가 안 나오는 지출이다. 천천히 줄였으면 안 냈을 비용이다.
한 달 예산 한도를 지키겠다고 캠페인을 부쉈는데, 부서진 캠페인을 고치는 데 그 한도 초과분보다 큰 돈이 드는 상황. 예산 관리를 하려던 행동이 예산을 더 쓰게 만들었다.
지금의 규칙
이 일 이후로 예산 변경 규칙을 코드에 박았다. 사람 판단에 맡기면 급할 때 또 크게 자를 게 뻔해서다.
- 모든 예산 감액은 한 번에 10-20% 밴드 안에서만
- 더 줄여야 하면 다음 날 또 한 스텝. 계단으로 내려간다
- 월 한도를 며칠 초과하게 되더라도, 학습을 깨는 급감보다 싸다고 계산하고 받아들인다
- 캠페인을 완전히 멈출 때만 예외. 끄는 건 학습 걱정이 없다
그리고 모든 예산 변경을 날짜와 함께 기록으로 남긴다. 구글의 변경 이력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회가 불편해져서, "그때 왜 줄였더라"를 나중에 재구성하려면 내 기록이 있어야 한다.
블렌딩된 평균이 판단을 망친다
이 사건에는 교훈이 하나 더 있다. 애초에 "성과가 안 나온다"는 판단 자체가 30일 평균 지표를 보고 내린 것이었는데, 나중에 일별 데이터를 뜯어보니 설치당 비용이 2,500원에서 600원까지 계속 내려가는 중이었다. 학습 초기의 비싼 구간이 평균을 끌어올려서 전체가 나빠 보였을 뿐이다.
수렴하고 있는 캠페인을 평균만 보고 자른 셈이다. 이후로는 기간 평균으로 광고 판단을 하지 않는다. 일별 추이, 변화의 방향과 기울기를 본다. 평균은 이야기의 요약이고, 요약만 읽으면 이야기를 놓친다.
정리
- 구글 앱 캠페인 예산 변경은 10-20% 밴드 안에서, 한 번에 한 스텝
- 크게 줄여서 아끼는 돈보다 학습 리셋의 복구 비용이 크다
- 판단은 기간 평균이 아니라 일별 추이로
- 규칙은 머리가 아니라 코드나 체크리스트에 박아둘 것. 급할 때의 나는 못 믿는다
수업료 치고는 쌌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수업료가 전체 손익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앱 공장 수익 공개에서 볼 수 있다. 하루 45원짜리 캠페인을 보는 기분은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