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부터. Stripe는 한국 법인도 개인사업자도 가입이 안 된다. 그래서 한국 1인 개발자의 결제는 넷 중 하나다. 모바일 앱이면 인앱결제, 글로벌 웹 제품이면 Merchant of Record (Paddle, Lemon Squeezy), 국내 고객 대상이면 국내 PG, 그리고 미국 법인 우회는 부업 규모에서는 비추천. 각각의 이유를 아래에 적었다.
해외 인디해커들의 글을 읽다 보면 공식이 하나 나온다. 아이디어를 잡고, 주말에 만들고, Stripe 붙여서 결제 받고, 트위터에 MRR 스크린샷 올리기. 이 공식을 한국에서 따라 하면 세 번째 단계에서 멈춘다. Stripe는 한국 사업자를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 법인도, 개인사업자도 가입이 안 된다.
이건 꽤 오래된 상황이고, 당분간 바뀔 조짐도 안 보인다. 그래서 한국 1인 개발자는 결제를 처음부터 다르게 설계해야 한다. 내가 검토했거나 실제로 쓰는 선택지들을 정리한다.
1. 앱이라면: 인앱결제가 정답이다
만들려는 게 모바일 앱이면 고민할 것이 없다.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를 쓴다. 이유는 수수료가 싸서가 아니라 (소규모 사업자 기준 15%), 애플과 구글이 판매자 역할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그 15%가 무엇의 값인지는 애플 연회비 99달러 글에 계산해뒀다.)
전 세계 사용자의 결제, 환불, 나라별 세금 처리가 전부 플랫폼 몫이고, 나는 원화 정산을 받는다. 한국 사업자라는 사실이 아무 제약이 되지 않는 유일한 글로벌 판매 채널이다. 나는 앱 수익화는 광고 아니면 인앱결제, 이 둘로만 설계한다. 웹 결제를 앱에 끼워 넣는 우회는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는다.
2. 웹 SaaS라면: Merchant of Record
웹 서비스는 인앱결제가 없으니 다른 답이 필요하다. 여기서 찾게 되는 게 Merchant of Record (MoR) 모델이다. Paddle, Lemon Squeezy 같은 서비스들.
구조는 이렇다. 법적으로는 Paddle 같은 그 회사가 전 세계 고객에게 내 제품을 "판매"하고, 나는 그 회사에서 정산을 받는다. 그래서 각국 부가세 처리와 결제 수단 지원이 그쪽 일이 된다. 인앱결제의 웹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빠르다.
- 수수료는 대략 5% + 건당 수수료 수준. Stripe 직접 연동보다 비싸다
- 대신 세무 처리가 통째로 넘어간다. 한국 사업자에게는 이 가치가 수수료 차이보다 크다
- 한국 사업자 가입을 받는지, 정산 수단이 무엇인지는 서비스마다 다르고 정책이 바뀌니 가입 전에 최신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3. 국내 고객 대상이라면: 국내 PG
고객이 한국인이면 애초에 Stripe가 필요 없다. 토스페이먼츠, 포트원 (아임포트) 같은 국내 PG가 연동 경험도 좋고 문서도 한국어다. 개인사업자도 계약 가능하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정기결제 (빌링) 는 심사가 따로라는 것. 구독 SaaS를 만들 거면 빌링키 발급 조건을 미리 확인하자. 업종과 규모에 따라 문턱이 있다.
4. 미국 법인이라는 우회로
Stripe Atlas 등으로 미국 법인 (주로 델라웨어 LLC) 을 만들어 Stripe를 쓰는 방법이 있긴 하다. 실제로 이 길을 간 한국 개발자들도 있다. 다만 부업 규모에서는 권하지 않는다.
- 설립비에 더해 매년 등록대리인 비용, 프랜차이즈 택스 같은 고정비가 나간다
- 미국 세무 신고 의무가 생기고, 한국 거주자로서의 신고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 세무가 두 배가 된다
- 은행 계좌, 주소 증명 등 운영 마찰이 계속 따라온다
월 수백만 원이 넘는 웹 SaaS 매출이 이미 있고 MoR 수수료가 아까워지는 시점이라면 검토할 수 있다. 그 전에는 고정비와 세무 복잡도가 이득을 먹는다.
내 결론
나는 이렇게 정리했다.
- 앱: 광고 + 인앱결제. 다른 건 안 붙인다
- 웹 제품을 만들게 되면: 글로벌 대상이면 MoR, 국내 대상이면 국내 PG
- 미국 법인: 지금 단계에서는 없는 선택지로 취급
Stripe를 못 쓰는 건 분명한 핸디캡이다. 그런데 이 제약 덕분에 결제 설계가 단순해지는 면도 있다. 선택지가 두 개뿐이면 고민할 시간에 제품을 만들게 된다. 한국에서 부업 개발을 한다면, 결제는 이 지형 위에서 시작한다는 걸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게 낫다.



